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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소득 2만달러인데 돈 없어 병원 못 가서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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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소득 2만달러인데 돈 없어 병원 못 가서야
몸이 아픈데도 돈이 없어 병·의원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 상당히 많다는 자료가 나왔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어제 공개한 ‘2010년 지역건강통계 한눈에 보기’에 따르면 시·도별 필요의료서비스 미치료율은 11~20%였고, 미치료 환자 가운데 경제적 이유로 인한 미치료 비율은 25.6~38.0%로 나타났다. 최근 1년간 병·의원(치과 포함)의 치료를 받고 싶은데도 사정상 치료를 받지 못한 사람들 중 지역별로 10명당 3~4명가량이 병원비가 없어 치료를 포기했다는 것이다. 의료사각지대가 그만큼 넓다는 얘기다. 경제적 이유에 따른 미치료율은 노인층일수록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1인당 국민소득이 다시 2만달러를 넘어섰다고 자랑하기에 앞서 의료복지 수준도 그에 걸맞게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제도는 세계에서 모범 사례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가난으로 보험료를 내지 못해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200만명을 넘을 정도로 어두운 구석이 있다. 비교적 높은 경제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좋은 일자리는 부족하고 성장 과실도 적절히 분배되지 못하면서 빈곤층은 날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매년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지난해 100만가구를 훌쩍 넘은 홀몸노인 가구가 특히 문제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노인빈곤율이 1위다. 홀몸노인들은 경제적 어려움과 함께 건강 문제를 호소하고 있지만 국가 도움은 턱없이 부족하다. 자녀가 도움을 전혀 주지 않는데도 단지 자녀가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보호대상자에서 제외되는 사례도 많다.
복지 확대 요구는 이제 시대적 흐름이다. 특히 건강 문제는 국민 기본권 차원에서 접근해 질병 치료에 소외되는 계층이 없도록 현행 제도를 서둘러 보완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그동안 논란이 돼온 보험료 인상과 보험료 산정기준 조정, 징수체계 개선 등을 통해 건강보험 기능을 크게 강화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OECD 회원국 가운데 공공부문의 의료비 부담 비율이 낮은 수준인 만큼 정부의 재정지원 확대도 절실하다. 정부는 돈이 없어 병원에 가지 못하는 빈곤층을 그대로 두고 친서민정책을 외쳐본들 공허하게 들릴 뿐임을 알아야 한다. 시민단체와 진보정당들이 주장하는 무상의료 실시나 의료복지 확대에 대해 이념적 딱지를 붙여 포퓰리즘으로 매도할 이유가 없다. 모든 국민이 질 좋은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의료 개혁을 적극 추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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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04-03-03 11:10:12 ▷작성자 : 경향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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